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에 근접하자 정부가 최근의 급락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구두 개입을 통해 시장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취지에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인위적인 변동 확대 유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의 이런 발언은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자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구두 개입 성격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던 지난 3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온 당국의 구두 개입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0일 1135.1원으로 마감한 이후 이날 장중 1105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환율이 장중 111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8년 12월 4일 1105.3원을 기록한 이후 1년11개월 만이다. 15일 사이에 30원 가까이 하락하면서 구두 개입 성격의 발언을 한 것이다.
기재부의 구두 개입 이후 이날 오후 1시3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09원대로 올라섰다.
시장에서는 미국 차기 행정부를 향한 기대감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한국의 양호한 수출 등 경기 낙관론 확산 등이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