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열정 식어”…마스체라노 현역 은퇴 선언

입력 2020-11-16 13:24
아르헨티나 대표팀 시절 동료들과 함께 식당에서 포즈를 취한 마스체라노(오른쪽)의 모습. 왼쪽부터 파브리시오 콜로치니, 파블로 아이마르, 레안드로 쿠프레, 세바스티안 스칼로니, 후안 로만 리켈메의 모습. 마스체라노 인스타그램 캡처

잉글랜드 리버풀을 거쳐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에서 황금기를 보낸 ‘마지우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6·아르헨티나)가 유니폼을 벗었다.

마스체라노는 16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해 말 조국 아르헨티나의 에스투디안테스로 돌아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던 마스체라노는 이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은퇴 결심의 주된 이유가 됐다. 마스체라노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내 안에 (축구에 대한) 불꽃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이제 물러설 때가 됐다”고 밝혔다.

마스체라노는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수비수로 기용되며 상대 공격을 ‘지워버리는’ 강력한 체력과 수비력을 과시하며 ‘마지우개(마스체라노+지우개)’란 애칭으로 불렸다.

그는 2003-2004시즌 아르헨티나 리버플레이트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05년 동료였던 카를로스 테베즈와 함께 브라질 코린치안스로 이적한 그는 2006년엔 독일월드컵 활약을 발판으로 역시 테베즈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동반 입단했다.

웨스트햄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마스체라노는 이듬해 리버풀로 임대 이적하며 자신의 진가를 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스티븐 제라드, 사비 알론소 등 걸출한 선수들과 함께 손발을 맞춘 미드필더진은 EPL과 유럽 무대에서 강력한 모습을 뽐냈다.

2010년 바르셀로나에 입성한 마스체라노는 바르셀로나의 ‘황금기’ 멤버로 전성기를 보냈다. EPL에서 주로 나서던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세르지오 부스케츠가 바르셀로나 전술에 더 걸맞은 패싱력과 빌드업 능력을 발휘해 중앙 수비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마스체라노는 언제 투입되든, 어느 포지션에서 뛰든 자신의 장점인 수비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뛴 8시즌 동안 마스체라노는 라리가 5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달성했다.

2018년 이후 허베이 화사 싱푸(중국)와 에스투디안테스를 거치며 선수 생활 말년을 보낸 마스체라노는 프로 통산 649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선 147경기를 뛰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했다. 대표팀에선 2014 브라질월드컵 준우승, 2004, 2007, 2015, 2016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