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냉동창고 리모델링 사업으로 남구 지역사회가 시끌

입력 2020-11-16 12:26
울산시 남구가 추진 중인 장생포 세창냉동창고 리모델링 사업을 두고 사업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한 서동욱 전 남구청장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16일 울산시와 남구 등에 따르면 울산 남구는 2016년 8월 장생포에 있는 세창냉동창고 건물을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 조성 목적으로 25억원에 매입했다. 지난 1973년 준공된 세창냉동은 수산물 냉동창고로 40여년간 활용되다가 지난 2016년 잠정 폐쇄됐다.

남구는 매입 당시 치밀한 타당성 검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다 보니 3차례 설계가 변경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으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장생포 예술창작소’로, 지난해(2019년) 4월에는 ‘장생포 A FACTORY’로 이름이 세 번이나 바뀌었다.

건물매입 목적과 달리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된다고 할 때부터 위치의 적절성이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이야기까지 나왔다.

‘장생포 A FACTORY’는 연면적 6199㎡·지하1층·지상 6층 규모로 기공식 기념관과 테마공간, 창의광장, 공연연습장, 테마카페, 소공연장, 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내부 마감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공정률 90%를 나타내고 있다.

예산은 울산시 지역발전특별회계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지원금 20억원을 받았고 남구의 예산까지 합쳐 매년 20억~47억원씩을 투입해 지금까지 94억여원이 들어갔다. 앞으로 준공까지 8억이 더 들어가야 한다.

연간 12억원으로 추산되는 운영비도 골칫거리의 하나다. 시민연대는 연간 100억원 안팎에 불과한 남구 가용예산의 10%가 넘는 예산을 해마다 지출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며 이 사업에 대한 감사를 울산시민신문고위원회에 올렸다. 또 건물 매입 당시 정책 결정권자였던 서동욱 전 남구청장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남구는 사업 백지화 권고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며 신문고와 갈등도 빚고 있다. 문체부와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의 권고를 받아 진행된 사업을 지금에 와서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것은 남구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 사항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장생포 A FACTORY 조성사업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포문을 연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이라는 역사성과 장생포의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해 조성하는 사업”이라며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창작 공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