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간의 잠행을 마치고 코로나19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다만 미국 대선 관련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은 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0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2일(보도일 기준) 이후 처음이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의 안전과 인민의 안녕을 걸머진 책임의 막중함을 자각하고 초긴장 상태를 계속 견지하며 완벽한 봉쇄 장벽을 구축하고 비상방역전을 보다 강도 높이 벌려나갈 것”이라고 지시했다. 지난 9월 천명한 ‘80일 전투’의 주요 목표인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코로나19 환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 평양의과대학 등 교육기관과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도 신랄히 지적·비판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도되지 않았는데, 올 연말까지 80일 전투을 진행하면서 사회 기강을 다잡고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대를 모았던 미 대선 결과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상황에도 어떠한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친분을 쌓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관련 언급을 삼가고 있는 것 같다”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예정된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미전략을 천명한 뒤 북·미 비핵화 협상 등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