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열어? 말어?…코로나 확산, 개최 여부 딜레마

입력 2020-11-16 11:07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강원도 화천군이 화천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6일 화천군에 따르면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명 이상이 운집하는 국내 최대 겨울 축제다. 애초 화천군과 (재)나라는 절기상 소한(小寒)인 내년 1월 9일부터 23일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일 하루 2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에서 발생함에 따라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며 개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특히 화천군과 인접한 춘천시, 인제군, 철원군 등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각각 서울, 동해안, 경기 북부 등에서 화천으로 진입하는 길목이어서 코로나19의 유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축제 취소를 결정하기에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 여전히 상인들은 움츠러든 소비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지역 농가들도 축제를 통해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 지난 8월 집중호우 피해까지 겹쳤다. 이런 악재들로 인해 접경지 화천의 지역경제는 아사 직전에 내몰렸다.

이 때문에 화천군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직접 경제 효과를 안겨주는 산천어축제의 취소를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화천군은 축제용 산천어의 물량을 감축하고, 화천천의 안정적 결빙환경 조성을 위해 최근 대형 여수로 설치를 마무리하는 등 개최를 위한 준비를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동시에 연말 행사와 모임 등을 유보키로 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제도를 강력히 시행해 코로나19에 맞서기로 했다.

(재)나라 이사장인 최문순 화천군수는 “화천산천어축제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어 착잡하기만 하다”며 “향후 상황을 주시하며 이사회를 통해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화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