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마지막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가 생전 신었던 구두가 경매에서 4만3750유로(약 5760만원)에 낙찰됐다.
프랑스 경매업체 오스나는 1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경매에서 마리 앙투아네트가 즐겨 신었다는 하얀색 미들힐이 1만 유로(약 1320만원)에서 시작해 이 가격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염소가죽과 실크로 만들어진 이 구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앞코가 해지고, 여기저기 구겨진 상태다. 사이즈는 225㎝로 오늘날 유럽 사이즈로 따지면 36이다. 굽 높이는 4.7㎝인데, 굽에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이 쓰여 있다.
경매사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이 구두를 일상적으로 신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 시녀의 친구가 보관하고 있던 이 구두는 대대손손 가보로 전해져 내려오다가 200년이 훌쩍 지나서야 경매에 나왔다.
오스나가 베르사유궁전에서 개최한 이날 경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령 때문에 원격으로 진행됐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구두를 비롯한 159개 제품이 나왔고 참가자들은 인터넷과 전화로 경매에 참여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퇴위한 루이 16세의 아내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1793년 남편과 마찬가지로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