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유 논란에 휩싸인 승려 혜민(47)이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그를 비판했던 승려 현각이 혜민과의 대화 이후 돌연 그를 옹호하고 나섰다.
현각은 16일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일찍 아우님 혜민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사랑과 상호 존중, 서로에 대한 깊은 감사로 가득찬 70분간짜리 전화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우리는 둘 다 같은 일에 열정적으로 전념하고 있다. 진리를 구하기 위한 수행”이라며 “현대문화의 혼란스러운 방식을 통해 보석을 공유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 역시 여러 차례 나 자신의 수행이 타락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런 방식들에 대한 실망감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혜민은 인류에게 줄 선물이 아주 많은, 성실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인간”이라고 치켜세웠다.
현각은 “영적인 삶은 비행기와 같다. 여정에서 항로 수정과 적응이 끊임없이 필요하며, 난기류도 있을 수 있다”며 “나는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고, 때로는 인간인지라 여러 번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그(혜민)나 다른 누구보다 더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혜민과 나는 인터넷과 SNS 시대에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며 “누구도 우리에게 실수를 피하고 완벽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지침서를 제공할 수 없었다. 이 강력한 매체에 대해 더 익숙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비판과 수정 요구에 늘 감사한다”고 했다.
현각은 “오늘 아침 대화에서 혜민과 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우리는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에게 배우기로 했다”며 “내가 조계종에 속해 있든 아니든 그는 나의 영원한 도반(道伴)일 것이고, 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매우 존경한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혜민은 지난 7일 예능 프로그램 ‘온앤오프’(tvN)에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남산 뷰’ 단독주택을 공개했다. 이후 그의 속명(본명)인 주봉석씨가 2015년 8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건물을 8억원에 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일명 ‘풀소유’ 논란이 불거졌다.
혜민은 2018년 3월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이라는 단체에 이 건물을 9억원에 팔았는데, 일각에서는 혜민이 이 건물의 실소유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담선원은 ‘주란봉석’이란 대표자가 운영하는 사찰로 혜민이 주지로 있다.
이에 현각은 15일 페이스북에 혜민의 사진을 올려두고 “속지 마,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라며 “부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혜민은 1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불편함을 드렸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참회한다”며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