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시아 최초’ 임성재 마스터스 준우승

입력 2020-11-16 08:07
임성재가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14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 사상 최초로 준우승을 달성했다. 투어 사상 첫 아시아 국적 신인왕에 이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36·미국)은 한때 1타차까지 근접한 임성재의 추격을 뿌리치고 개인 통산 첫 마스터스 우승을 달성했다.

임성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캐머런 스미스(27·호주)와 함께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쓰고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자 존슨의 최종 합계 20언더파 268타와는 5타 차이다.

임성재는 데뷔 시즌인 2018-2019시즌 아시아 국적 선수 사상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데 이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준우승하는 대업을 달성했다. 준우승 상금은 101만2000달러(약 11억2500만원)다. 또 아시아 국적 선수의 마스터스 최고 성적을 최경주(50)의 2004년 3위에서 16년 만에 한 계단을 더 끌어올렸다.

임성재의 최종 4라운드 ‘챔피언 조’ 편성만 해도 한국 선수에게 처음 있는 일이다. 임성재는 이날 단독 선두 존슨에게 4타 차이로 뒤처진 공동 2위에서 출발했다. 라운드 전반부에는 같은 조에서 경기한 존슨을 강하게 압박했다.

임성재가 2번(파5)·3번(파4)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추격하자 존슨은 압박감을 느낀 듯 4번(파3)·5번(파4)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했다. 이때 임성재는 존슨을 1타차까지 따라갔다. 지난해까지 83회의 마스터스에서 단 10차례밖에 없던 선두와 4차 추월이 현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6번 홀(파3)에서 존슨과 임성재의 희비가 엇갈렸다. 존슨은 약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잡고 다시 간격을 벌렸고, 임성재는 1m를 조금 넘는 짧은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썼다. 이때부터 존슨은 임성재의 추격을 3타 차이로 뿌리치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임성재는 연속 보기를 범한 7번 홀(파4)부터 4타 차이로 다시 벌어진 존슨과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임성재는 경기를 마친 뒤 “처음 출전한 만큼 당초 목표는 예선 통과였다. 공동 2위로 마무리한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우승자 임성재(왼쪽)와 우승자 더스틴 존슨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 열린 제84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임성재와 존슨은 챔피언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쳤다. 로이터연합뉴스

존슨은 라운드 후반부 13~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기세를 이어가 생애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고 우승 상금 207만 달러(약 23억500만원)를 손에 넣었다. 존슨의 최종 합계 20언더파는 마스터스 사상 최저타다. 종전 최저 기록은 1997년 타이거 우즈와 2015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가 작성했던 18언더파 270타였다. 존슨은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24승, 그중 메이저 대회 통산 2승을 달성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