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무장 괴한들이 버스를 공격해 승객 등 최소 3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서부 베니샹굴 구무즈 지역에서 버스 1대가 괴한들의 총기 공격이 발생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최근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있었던 곳이다.
에티오피아 인권 위원회(EHRC)는 성명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희생자는 34명이지만,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HRC 대표인 다니엘 베켈레는 이번 버스 참사에 안타까움을 밝히며 에티오피아 연방당국과 지방당국이 베니샹굴 구무즈의 치안 전략을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현재 에티오피아는 내전이 격화하고 있다. 중앙·지방 군사조직의 교전 속에 민간인 집단학살, 민생과 직결된 기간기설 공습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일로다. 특히 연방정부와 북부 티그라이주(州) 군사정부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의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버스 사건까지 터지면서 에티오피아 국민 불안감은 더 커지게 됐다.
일부에선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TPLF 병력과 전투에 집중하는 틈을 타 에티오피아 종족 간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에티오피아에는 오로모족, 암하라족 등 80여개 종족이 있는데, 종족 갈등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티그라이 반군의 교전이 벌어진 뒤 양측에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2만여 명이 인접국 수단으로 피란하는 일이 발생했었다. TPLF는 14일 밤에는 에티오피아 정부에 우호적인 이웃국가 에리트레아의 아스마라 공항 근처에 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 TPLF는 2018년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집권한 뒤 자신들이 부패 세력으로 내몰렸다며 반발해왔다.
양측의 갈등은 티그라이주가 지난 9월 중앙정부가 불법이라고 만류한 단독 지방선거를 강행하면서 심화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