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정규시즌 3위의 성적으로 한국시리즈에 도달하는 데에는 김태형 감독의 ‘깜짝’ 도루 작전이 주효했다. 하지만 두산과 한솥밥을 먹었던 양의지가 주장으로 버티고 있는 NC 다이노스에 이 작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두산은 2020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도루 125번의 도루 시도 중 88개만을 성공하며 이 부문 6위에 그쳤다. 두산은 성공률 70.4%, 한 경기당 0.61개만을 기록했던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 6경기 동안 도루 7개를 성공시켰다. 한 경기당 1.16개다. 성공률은 87.5%에 달한다. 8번의 시도 중 단 한 번의 실패만이 있었다.
이런 두산의 전략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NC와 맞붙는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에서도 주효할지는 미지수다. 2019년 이전 두산의 주전 포수로 함께했던 양의지가 주장이자 포수로 NC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양의지는 지난 2016년 두산이 NC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쥘 때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양의지는 2020 정규시즌에서 도루 저지율 42.9%로 5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에선 단연 1위다. 다만 양의지는 두산전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도루 6개를 허용하고 2번만을 저지해 25%의 저지율을 보였다.
한편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전을 치르면서 선발 투수전에 관심이 쏠렸지만, 두산은 선발 투수전에 대한 변칙 작전으로 불펜 투수전에서 승리를 유도해내기도 했다.
2020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두산 베어스는 ‘불펜 조커’로 김민규를 NC 다이노스는 임정호를 내밀 전망이다. 불펜 투수로서는 긴 이닝을 소화해온 김민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빛났다. 그는 KT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등판해 5⅔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차전에서는 선발 유희관이 ⅓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자, 4⅔이닝을 책임지며 '구원승'을 챙겼다. 김민규는 이때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NC 불펜진의 핵심은 두산 공략에 적임인 임정호다. 임정호는 올해 두산전에 10차례 등판해 10이닝 동안 5안타만 내주고 1실점(평균자책점 0.90)으로 역투했다. 좌완인 임정호는 두산의 에이스 좌타자에게 효과적이었다. 페르난데스는 7타수 1안타, 오재일은 6타수 1안타, 김재환은 5타수 1안타로 임정호에게 막혔다. 최주환은 4타수 무안타, 박세혁은 1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