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로기구(IHO)가 바다의 명칭을 고유 번호 부여 방식으로 표기할지 여부를 16일 결정할 예정이다. 고유 번호가 부여되면 한·일 양국의 쟁점 중 하나인 ‘일본해’라는 명칭이 사라지게 된다. 총회는 한국시간으로 16일 밤 시작되며, 17일 오전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HO는 16~18일 화상으로 개최하는 제2차 총회에서 해도(海圖)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인 ‘S-130’을 제작, 발간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S-130이 도입되면 앞으로 바다를 가리킬 때 ‘동해’ ‘일본해’ 등 특정 지역이 들어간 명칭이 대신 고유 번호를 사용하게 된다.
1929년 초판 발간 이후 S-23은 바다를 표기하는 데 있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지침으로 활용됐다. 일본은 그동안 S-23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동해’의 명칭이 ‘일본해’라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1997년부터 ‘동해’ 병기를 촉구했고, 2017년 4월 열린 IHO 제1차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비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남북과 일본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IHO 사무총장은 지명 대신 ‘고유 번호’로 바다를 표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IHO 회원국들의 반응이 대체로 긍정적이라 통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S-130 통과시 모든 바다에 고유 번호가 부여돼 동해와 일본해 둘 다 사용하지 않게 된다. 정부는 일본해의 단독 표기가 더 이상 국제사회의 표준이 될 수 없게 됐다는 점에 이번 결정의 의의를 두고 있다.
S-130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는 16일 오후 9시쯤 시작될 예정이다. 외교부, 해수부, 국립해양조사원 등 정부기관과 한국해양조사협회, 한국수로학회, 동해연구회 등 전문가로 구성된 26명의 대표단이 참가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