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프로야구 왕좌 자리를 두고 신흥 강호 NC 다이노스와 가을야구 베테랑 두산 베어스가 격돌한다.
정규 시즌 3위로 마무리했던 두산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4승제)에서 1위 NC와 처음 맞붙는다. 두산은 이번 가을 야구에서 4위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2위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 1패로 뚫어내는 기세를 보였다.
두산의 이번 시즌 가을야구 진출은 유독 주목됐다. 정규시즌 순위싸움에서 밀려 5위까지 추락하면서 가을야구 진출도 불확실했던 두산은 10월 월간 승률 1위(0.696)를 선보이며 3위로 시즌을 마쳤다. 6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에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주전 선수 중 11명을 대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방출할 수밖에 없어서 승리는 더욱 절실했다.
2013년 1군 무대에 진입한 막내 구단 NC도 물러설 마음은 없다. 8시즌 만에 처음 정규시즌을 제패하고 1위를 달성한 NC는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할 각오다.
NC도 두산에 비교해선 조금 부족해도 리그에 진입한 기간을 따져보면 가을야구 경험은 풍부하다. 1군에 진입한 2013년과 최하위를 기록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는 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다만 두산과 가을야구에서 3번 만나 모두 패한 경험이 있다. 2015년과 2017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고배를 마셨다. 지난달 31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최종전 이후 2주간 정규 경기가 없었던 NC는 14일 서울로 이동해 15~16일 이틀간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습 훈련을 하며 두산을 대비할 예정이다.
두산의 가을야구 경험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반전 재미’를 선사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로야구 역사상 3위 팀이 업셋 우승(하위 팀이 상위 팀을 이기는 우승)을 차지한 건 딱 3번뿐이었다. 그만큼 통계적으로 두산이 한국시리즈의 왕좌를 다시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3위 팀의 업셋 우승 중 두 번이 두산이 만들어낸 것이다. 두산은 2001년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지만, 한화 이글스,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KS에서 우승했다. 2015년에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점 차를 뒤집는 대역전 드라마 속에 플레이오프 진출했고,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에서는 1승 2패로 몰리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았다. 당시 분위기를 탄 두산은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K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