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00명 넘는데 1.5단계 ‘예비경보’ 내린 이유는?

입력 2020-11-15 17:42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째 200명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장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지 않고 ‘예비경보’를 내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208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854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내 발생이 176명, 해외유입이 32명이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장 선제적인 거리두기 격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정부는 하루이틀 더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과 강원권에 예비경보를 내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진자 수가 격상 기준의 80%를 넘었을 경우 정부는 예비경보를 발령할 수 있다. 사업장, 소상공인 등이 거리두기 격상에 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정부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보자고 판단한 것은 강원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에서는 아직 전국적인 거리두기 1.5단계 조정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정해둔 기준을 지켜야 사회적 혼란이 적을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수도권의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83.4명으로 1.5단계 기준(100명)에 못 미쳤다. 나머지 권역도 1.5단계 기준(30명)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강원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준(10명)치를 넘어선 11.1명을 기록했지만 영서지방에 편중됐다.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감염병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이 20%로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따른 준비는 사전에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각 권역별 감염 확산 상황을 살피며 단계 상향 등 필요한 조치가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강원도 철원군에서는 장애인 요양원과 관련해 종사자, 이용자, 지인 등 총 6명이 확진됐다. 강원도에서 열린 교장연수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총 16명이 집단 감염됐다. 강원도 인제군의 지인모임과 관련해서도 8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9명으로 늘었다.

충남에서는 서산 군부대와 관련해 지난 11일 강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8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산시 직장과 관련한 집단감염은 확진자가 14명 늘어 총 49명으로 집계됐다. 전남 광양시 소재 기업과 관련한 확진자는 6명 증가해 총 25명으로 늘었다. 광주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 13일 의료진 중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가족, 환자, 보호자 등 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