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지적장애 여성이 폐쇄 정신병원에 입원했는데, 임신한 채 퇴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 측은 병원 간병인의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병원 측은 두 사람 간의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맞서고 있다.
14일 중국 매체 신경보는 7월 허베이성 웨이현의 정신재활병원에 입원한 샤오위(23)가 임신한 채 퇴원하자 시어머니가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샤오위는 조현병으로 폐쇄 정신병원에 입원했으며, 입원 중에 간병인 궈팅(30)과 관계를 맺어 임신을 하게 됐다. 시어머니 시린은 샤오위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므로 자신의 행동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시린은 “간병인 궈팅의 행동은 강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위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샤오위가 입덧을 하면서 밝혀졌다. 퇴원 후 친척 집에서 지내고 있던 샤오위는 식사를 하다가 돌연 구토를 했다. 시린은 며느리가 조현병이 재발한 줄 알고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아 왔으나, 구토증세는 여전했다.
구토증세가 계속되자 8월 말 시린은 샤오위를 데리고 지역 보건소를 찾았는데, 그때 샤오위의 임신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샤오위는 임신 40일째였다.
가족은 설명을 듣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정신병원을 찾은 시린은 “정신병을 앓는 여성 환자가 어떻게 폐쇄 병동에서 임신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언쟁이 계속되자 남성 간병인 궈팅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샤오위와 관계를 가졌다고 시인했다. 샤린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간병인의 뺨을 때렸고, 병원이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샤오위와 궈팅을 조사를 위해 데려갔다.
궈팅은 병원 4년 차 간호사로, 생활용품과 매일 환자의 약을 챙겨주는 일을 하고 있다. 궈팅은 2층에서 생활하고 있으므로, 3층에 있는 샤오위와 만날 때는 2층과 3층 사이에 있는 철문을 지나 간식을 줄 때만 접촉하게 된다고 병원장은 설명했다.
병원장은 샤오위가 궈팅과의 관계를 통해 임신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했으나 “쌍방 자원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장 장푸장은 “샤오위가 조현증이 있는데 조현병을 앓으면 다른 사람들과 단절돼 외로움을 느낀다”며 “정신병이 있는 사람도 자기감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샤오위가 임신했을 때로 추정되는 시기에는 이미 정신적으로 회복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병원이 샤오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족 측은 이와 같은 병원장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시린은 “샤오위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 대해 모른다. 샤오위는 자신의 행동을 잘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자발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궈팅의 행동은 강간으로 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신경보 기자는 샤오위의 가족을 방문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이 샤오위에게 “네가 어떻게 임신이 됐는지 알겠어?”라고 묻자 샤오위는 그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궈팅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샤오위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머리를 한 손으로 긁으며 바지를 계속 붙잡고 “모른다. 모른다. 이 사람 모른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가족은 아직 궈팅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상태다.
병원 측은 피의자로 지목된 간병인 궈팅에 대해 3개월 치 월급을 삭감하고 지난 8월 말 병원에서 퇴출 처분을 내렸다.
현지 담당 공안은 11일 허베이의과대학 제1병원 사법감식센터에서 샤오위 양의 정신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샤오위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아직 30일이 남아있다. 이번 사건은 샤오위가 행위 능력을 갖췄는지 여부에 달렸기 때문에, 이 정신감정 결과는 이번 사건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궈팅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자택을 감시하고 있으며, 가족 측은 아이를 낳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허베이성 웨이현의 베이가오 마을에 거주 중인 루하이와 샤오위 부부는 중매를 통해 2019년에 결혼했다. 남편의 설명에 따르면 샤오위는 IQ가 아이 수준인 지적 장애를 앓고 있다.
남편 루하이는 결혼 후 샤오위가 자신의 몸을 못 만지게 하자 그제야 아내가 남녀관계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루하이는 샤오위가 어려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결혼 생활을 하며 샤오위와 시어머니가 함께 자고, 남편은 옆방에서 따로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하이는 비록 그들이 각방을 쓰고 있지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린은 결혼 생활에 대해 “아들이 샤오위에 손댄 적이 없어 걱정할 정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월 쯤부터 샤오위가 말을 잘 안 하고 갑자기 화를 내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자 가족은 상의를 거쳐 정신 재활병원으로 보내기로 했다.
의사는 가족에게 샤오위에게 조현병이 있으며 3개월 동안 병원에서 지내면 증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비는 약 6000위안(약 100만원)이었다.
샤오위는 7월 19일 병원으로부터 퇴원했다. 퇴원 사유에 대해서는 가족과 병원 측의 주장이 갈리고 있다. 가족 측은 샤오위를 치료할 돈이 더 없어서 퇴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병원은 샤오위가 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기 때문에 퇴원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