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 유승민 전 국민의 힘 의원이 대권 행보를 위한 방아쇠를 당겼다. 21대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가던 유 전 의원이 ‘결국은 경제’라는 화두를 던지고 존재감 부각에 나선 것이다. 16일 ‘결국 경제다’ 토론회와 주중 언론인 간담회를 연달아 열고 재집권을 위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전망이다.
유 전 의원은 1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이 끝나고 우리 당이 어떻게 하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다양한 사람을 조용히 만나 주거 일자리 경제성장 양극화 저출산 등 경제 분야에 대한 많은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던 유 전 의원은 총선 직전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채 잠행을 이어갔다.
유 전 의원은 잠행을 깨뜨리는 첫 행보로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자’ 제목의 토론회 개최를 선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출신으로 야권의 대표적 ‘경제통’이라 불리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 자리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당내 인사의 대권 행보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결국 경제가 시대적 과제로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결국은 경제다’ 토론회를 앞으로 주기적으로 열어 주거 사다리 복원은 물론 다양한 경제 분야 화두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유 전 의원은 이번주 중에 언론간담회를 열고 총선 이후 잠행이 길어진 데 따라 누적된 언론의 정치 현안 질의를 받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대권 구상과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있을 야권재편 방안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집필 중인 경제 관련 저서의 북 콘서트도 연내 열 예정이다. 경제 정책 현안 해법 제시를 위해 유 전 의원이 직접 각종 통계를 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 대권이 아니라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서울시장 차출론’도 제기된다. 무게감 있는 대선급 주자가 나서야 선거에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에 최근 연 사무실 이름을 대선이 있는 2022년을 상징하는 숫자를 넣은 ‘희망22’로 정하며 이를 일축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한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본인도 이를 부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