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사마다 팩트체크가 유행이다. 그만큼 가짜 정보,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뉴스는 육하원칙에 따라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먼저 태아는 어떤 존재인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수정란을 이루면 각각 23개의 염색체가 합쳐져 46개의 독립적인 새 개체가 형성된다. 이는 엄마나 아빠와도 다른 이 세상에 하나뿐인 독특한 유전 인자를 가진 인간 생명인 것이다. 태아가 자라면서 어느 장기의 조직을 떼어내도 세포 안에는 어김없이 똑같은 유전자가 존재하게 된다. 태아는 산소와 영양분만 공급하면 잘 자라며 이후로는 이전과 이후를 나눌 수 있는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14주 태아는 이미 인간의 모습을 갖춘 태아로 고통을 느끼며 꿈을 꾸며 뇌 기능이 있어 소리에도 반응한다. 남녀 성별이 구분되며 여자아이인 경우에는 난소에 200만개의 난자가 형성돼 다음세대까지 준비돼 있다. 이미 세포 수는 수억 개를 넘어섰고 손가락과 발톱이 생기며 모든 장기가 기본 모양을 갖춰 분명한 아기 모습을 드러낸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 패하고도 미군들이 뿌린 정자로 임신 된 아이들을 다 자국으로 데려가 책임지고 키웠다. 자신의 유전자는 자신이 거둬야 한다. 태아는 분명 남녀의 유전자로 구성돼 있다. 누가 대신 정자나 난자를 절대 주입하지 않았다. 성관계를 결정한 당사자는 자신이 뿌린 씨앗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자 난자만 하더라도 고귀한 유전자가 들어 있는 생식 세포이기에 매매가 금지되고 해외반출이 제한된다.
그러면 낙태의 팩트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뱃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4차원 초음파로 자궁 속에서 처참하게 찢겨 죽어가는 모습을 실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고통을 느끼고 비명을 지르는 아기의 실존이 팩트인 것이다. 필자도 조산사가 과도한 소파 수술로 자궁을 뚫고 창자까지 긁어내 쇼크 상태에 이른 여성에게 자궁과 창자 일부를 들어내는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먹는 낙태약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팩트체크를 해보자. 자궁과 태반에 독한 약물이 작용해 자궁과 태반이 서로 분리되고 태아에게 영양분을 공급할 혈관이 차단되면서 아기는 점차 아사 상태로 사망하게 되고 바깥으로 배출되어 진다. 이 과정에서 불완전하게 낙태되는 경우 태아가 살아있을 수 있으며 조직 일부가 남아 출혈과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까지 위독해지기도 한다.
임신은 과학이다. 새로운 생명을 키우기 위해 자궁뿐 아니라 엄마의 모든 장기와 호르몬은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생리적 변화를 추구해 나간다. 낙태는 이를 반역하는 행위이기에 예기치 않는 온갖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다. 불임에서부터 자궁외임신, 골반염, 자살을 위시한 정신질환, 심한 경우 산모의 죽음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제 곧 낙태법이 개정될 터인데 팩트에 입각한 과학적 논쟁이 필요하며 산모와 생부는 태아와 낙태의 팩트를 분명히 알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낙태 이전에 상담과 숙려기간이 필요하다. 신중한 논의를 통해 태아와 산모 모두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낼 수 있는 생명존중 입법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