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국 등 15개국 ‘세계 최대 FTA’ RCEP 협정 서명

입력 2020-11-15 14:09 수정 2020-11-15 14:19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지난해 11웛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에서 아베 일본 총리 등과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15일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아세안 10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번 서명은 한국 정부로서는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통해 FTA에 서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RCEP에 참가한 국가들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은 전 세계의 약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른바 ‘메가 FT’가 출범한 셈이다. 가맹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협정의 기본 취지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는 이점도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는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일을 말한다. 또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발언에서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RCEP으로 상호협력을 촉진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참가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무역 투자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번 협정을 맺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한 평가를 담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추가적인 시장 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는 평가도 담겼다.

청와대는 각국 정상들이 RCEP이 조기에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자는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경제협력 강화, 한국 산업의 고도화 등을 모색해 코로나 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신남방정책 가속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CEP 논의는 2012년 중국 주도로 시작됐다. 참가국들은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이후 8년간 31차례 공식협상, 19차례 장관회의, 4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에도 10여 차례 이상 화상회의를 열었다.

참가국들은 상품과 무역구제, 서비스(금융·통신·전문서비스 부속서), 인력 이동, 전자상거래, 투자, 원산지, 통관, 위생 및 검역조치, 기술규제 및 적합성평가, 지식재산권, 경쟁, 정부조달, 중소기업, 경제기술협력 등 20개 주제로 나눠 협정문을 만들었다. 다만 RCEP 협상에 참여한 인도는 대(對)중국 무역 적자 확대를 우려해 지난해 불참을 선언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