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적고, 면적 넓은데…강원도 코로나19 폭발적 확산 왜?

입력 2020-11-15 14:07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서 보건당국이 대대적인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강원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 검토에 들어갔다.

15일 강원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철원 5명을 비롯해 홍천 3명, 인제와 양양에서 각 1명씩 모두 1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도내 누적환자는 404명이다. 강원지역에선 7일 9명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9일간 10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4분의 1이 단 9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인구밀도로 인해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손꼽혀 왔다. 강원도 인구는 154만명, 면적은 1만6873㎢로 국내 면적의 16.7%를 차지한다. 인구밀도는 2018년 기준 ㎢당 90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서울 1만6034명의 18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강원도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1주 일평균 확진자가 2명 미만을 기록하며 다른 지역에 비교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구와 정선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군에서 확진자가 산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족과 지인, 직장, 요양원 등 발생 장소도 다양하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도 속출하고 있다.

철원에선 전날 50대 간병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요양원에서 입소인 3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이 간병인과 함께 김장을 담근 주민 2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제에서는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홍천에선 요양병원, 원주에선 교장 연수 관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호흡기전문의 이승준 강원대학병원장은 “인구밀도가 낮다고 해서 코로나19의 감염을 피할 수 없다.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다”며 “현재 강원도에선 소규모로 여러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격상해 개인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는 지역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격상 검토에 들어갔다. 강원도는 확진자가 1주간 일평균 10명 미만이면 1단계가 유지되지만, 이 기준을 넘어서면 1.5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거리 두기 격상을 검토하고 있다”며 “발생 지역만 한정할지, 인근 권역까지 묶을지, 강원도 전역으로 확대할지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