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말을 합니다/누군가는 그 말을 듣지요
말을 하지 못한다고/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그들의 말하기와 쓰기 방식을 이해하고
그 의미의 숨결에 공감하며/새로운 소통법을 찾아갑니다.
이것이 장애인 literacy의 시작입니다.
장애인 literacy라는 화두가 장애인계가 아닌 학계에서 제기됐다. 리터러시를 문해력(文解力)이라고 해석하지만 이것은 장애인의 알권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루에 한 말을 텍스트로 만들면 책 한권 분량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분량인데 이것을 문자로 읽어서 이해해야 하는 청각장애인에게는 문자폭력이라고 지적하면서 그 많은 말들을 청각장애인에게 다 전달하지 못하는 현실을 숭실사이버대학교 방송문예창작학과 허혜정교수는 꼬집었다.
세종국어문화원 김슬옹원장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의 가치는 평등과 보편인데 현대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는 너무 어려워지고 있어서 발달장애인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발달장애인 한글 교육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
동국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윤재웅교수는 국민 공통 기본 과목인 국어 교과서에 ‘타자에 대한 이해’라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성취기준으로 장애인 문제를 상징적 조작으로 장애인 인식을 가두어버렸다며 국어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영화 감독 홍유리와 연극 연출가 김관용은 다큐멘트, 웹툰, 애니메이션 등에 나타난 장애인 문화 소통 방식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내용은 14일 장애와문학학회와 동국대학교 국어교육콘텐츠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0정기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장애와문학학회 윤재웅회장은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기계적 배려로 장애인과의 소통이 안되고 있다”며 “진정성있는 문화 소통을 위해 교육이 바꾸어야 한다. 앞으로 학회에서 꾸준히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