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가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아프리카 국가 중 첫 부도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잠비아가 30억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유로본드 채권 가운데 하나에 ‘이자 지급 불이행’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핵심 채권단인 ‘잠비아대외채권위원회’는 잠비아 정부의 이자 지급유예 6개월 연장안을 거부했다.
이들은 잠비아 재무부가 중국에 지고 있는 부채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자 지급유예 요청을 거절했다. 채권단은 중국계 채권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이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건 중국에만 득이 된다고 판단했다. 현재 잠비아는 대외 채무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지고 있다.
브왈리아 응안두 잠비아 재무장관은 “모든 채권자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하는 우리의 위태로운 입장에서 연체금을 축적할 수밖에 없다. 자문단을 통해 채권자들과 계속 접촉하며 모종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잠비아는 전염병 대유행과 경제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내년 4월까지 이자 지급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었다.
잠비아는 주요 수출품 구리의 가격 하락으로 막대한 규모의 대외 채무를 안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부채가 급격하게 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로이터통신은 2014년 30%를 갓 넘긴 잠비아의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 비율이 올해 100%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