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 MLB 역사 첫 여성단장…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임명

입력 2020-11-14 11:11
킴 응/EPA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17년 역사에서 첫 여성 단장이 탄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현지언론은 13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말린스가 킴 응(51·사진)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북미 남성 스포츠 구단 단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응은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화이트삭스 운영부국장을 지낸 후 1998년 어릴 때 팬이었던 뉴욕 양키스 부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2년에는 LA 다저스 부단장에 임명됐다. 13년 간 부단장으로 일한 응은 그 사이 적어도 네 번의 단장 면접을 진행했으나 단장에는 임명되지 못했다. 2011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운영부문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다.

그간 메이저리그에선 응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여성 부단장이 나왔다. 일레인 웨딩턴 스튜어드, 라켈 페레이라(이상 레드삭스), 진 애프터맨(양키스)도 부단장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응이 첫 여성 단장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응은 단장 발표 이후 “인턴으로 메이저리그에 들어온 지 수십 년이 흘렀다”며 “차기 단장으로 말린스를 이끌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 업계에 들어왔을 때 여성이 메이저리그 팀을 이끈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끈질기게 내 목표를 추구해왔다”고 말했다.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킴의 단장 선임은 모든 프로 스포츠 역사를 새로 만들었다”라며 “야구와 소프트볼을 사랑하는 수백만 명의 여성 팬들에게 중요한 본보기가 됐다”고 축하했다. 화이트삭스에서 응을 인턴으로 고용했던 댄 에번스 전 다저스 단장은 “15년 전쯤부터 나는 그녀가 단장 자격이 있는 최고의 후보라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그녀를 임명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말린스 구단주인 데릭 지터는 양키스에서 응과 인연은 맺은 바 있다. 지터는 응에 대해 “풍부한 지식과 최고 수준의 경험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또 “그의 리더십이 지속적인 성공을 향한 우리 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은 여성 첫 메이저리그 단장이면서 아시아계로는 두 번째 단장에 올랐다. 앞서 파키스탄계인 파르한 자이디가 다저스 단장을 지낸 적이 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자이디는 2014년 다저스 신임 단장에 임명됐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