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히 고르자…공수처장 추천위 18일 추가 논의키로

입력 2020-11-13 21:12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2차회의에 참석,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추천위원회가 13일 열렸으나 후보 검증을 꼼꼼히 하는 차원에서 18일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애초 여권 추천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결론을 낸다는 각오였으나 적합성 판단을 위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2차 회의를 열고 예비후보 10명의 자료를 검증하며 마라톤 회의를 벌였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추천할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다.

7명으로 구성된 추천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위원들이 각자 추천한 후보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사람이 공수처장으로 추천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추천위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천위는 각 후보의 퇴임 후 사건 수임 내역을 검토해 전관예우 문제 및 재산과 부동산 거래 내역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 본인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로 질문하기도 했다.

다만 공수처장 후보로 적합성을 판단하려면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추천위는 오는 1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예비후보 검증을 이어가기로 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회의를 마치고 “모든 후보에 대해 질문이 있었다”며 “해당 추천위원이 답변할 수 있는 것은 그 자리에서 답변했고, 못 하는 것은 후보 본인에게 확인해 볼 시간을 갖자고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는 “다음번 회의를 한 번 더 하면 될 듯하다”면서도 “후보군을 좁혀 가는 방법도 논의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다음 회의 때 확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추천위가 두 명을 바로 대통령에게 추천하기 때문에 병역, 가족, 재산 등 기초적 인사 검증자료가 필요하다”며 “후보자 중 상당수는 그런 자료가 누락됐고, 본인 해명이 필요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추천위원 사이에서는 예비후보 10인 가운데 일부를 제외하자는 ‘신속론’과 자료를 충분히 검증하자는 ‘신중론’이 맞부딪치며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중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마쳐야 한다고 밝혀온 민주당은 추천 절차가 고의로 지연된다고 판단되면 공수처법 개정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력한 권한을 가진 공수처장의 중립성·공정성 의지를 신중하게 검증하자고 주장한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