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열린 제28차 한일포럼 기조연설에서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풀려야 회담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회담을 통해 경색된 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설명했다. 그는 “일본 측은 ‘한일 간 현안이 풀려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 저는 ‘현안 해결을 촉진하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포럼 모두발언에서 “일본은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한일 관계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일 정상이 조건 없이 만나자고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설마 그렇게까지 말했겠느냐. 외교가 그렇게 거칠게 되면 안 된다”고 톤을 조절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 정상화의 계기로 내년 7월에 열릴 도쿄 올림픽을 꼽았다. 이 대표는 “도쿄 올림픽은 일본이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고 일본 국민이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올림픽이 성공하려면 한일 관계가 좋아야하고. 북한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라면서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일 간의 쟁점, 한일 정상회담, 연내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도 그런 시야에서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일관계는 역사를 경제에 귀속시킨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의해 경색됐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한일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일본 총리 관저를 찾아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면담했다. 스가 총리가 취임 후 한국 국회의원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에는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총리를 예방해 한일 관계와 한중일 정상회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