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 논란의 러시아 백신 만든다…생산 합의

입력 2020-11-13 17:41
사진=연합뉴스

국내 바이오기업 지엘라파(GL Rapha)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 국부펀드(Russian Direct Investment Fund, RDIF)는 13일 지엘라파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백신 생산 분량은 연간 1억5000만 회 분량이다.

양사는 다음 달 스푸트니크 V 생산을 시작해 내년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스푸트니크 V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승인(공식등록)한 코로나19 백신이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하고, RDIF가 지원했다.

이 백신은 통상적인 절차와 달리 3상 임상시험을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와 RDIF는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과를 지속해서 홍보해왔다.

RDIF는 지난 11일 백신 홍보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과가 92%에 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결과는 백신 3상 시험에 참여한 20명의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백신 접종자와 플라시보(가짜 약) 투약자 간 비율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RDIF는 설명했다.

RDIF는 백신 접종자에게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조만간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4만명의 지원자가 임상 3상 시험에 참여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만명 이상이 스푸트니크 V 1차 접종을 마쳤고, 1만6000명 이상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RDIF는 “전 세계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12억 회분 이상의 스푸트니크V 백신 공급 요청이 있었다”며 “해당 백신은 한국, 인도, 브라질, 중국 등에서 RDIF 글로벌 파트너들이 생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RDIF는 이들 파트너와의 기존 계약을 통해 연간 약 5억 회분의 스푸트니크V가 러시아 외 국가에서 생산 가능하다. 해외에서의 생산 능력 증대를 위해 다수의 국가 및 기업의 추가 요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RDIF의 CEO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스푸트니크 V는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며 “해당 백신을 국가 백신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