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넷플릭스·동물의숲’…코로나에 집으로 들어온 문화생활

입력 2020-11-13 14:27
코로나 이후 집 안으로 들어온 문화생활.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코로나에 어디 놀러가기도 그렇고, 바깥 외출도 꺼려져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버티는 중이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집 밖 야외활동은 집 근처로 위축되고 집 안 문화생활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일상생활 관련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로 비교할 때 ‘집에서 보다’, ‘집 근처를 다니다’ 등 집을 둘러싼 언급량이 각각 20% 이상 상승하면서 국민들의 활동이 집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즐기는 문화 콘텐츠 연관어 중 가장 높은 언급량 증가율을 보인 분야는 콘서트였고, 드라마, 독서, 웹툰, 클래식, 게임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음악 분야(콘서트, 피아노, 클래식, 노래)에 대한 언급량 증가율이 높았다. 집 밖 공연장에서 즐기던 콘서트와 클래식이 비대면 온라인 공연으로 바뀌면서 집 안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콘서트 주요 연관어로는 ‘소통’, ‘유튜브’가, 클래식 연관어로는 ‘무료’, ‘동영상’이 등장했다. 대중음악인들과 실시간 온라인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것, 거장들의 공연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된 것 대한 국민들의 만족감이 컸던 걸로 분석된다.

집에서 즐기는 문화 콘텐츠 연관어 중 가장 높은 언급량 증가율을 보인 분야는 콘서트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드라마의 경우 ‘집콕’, ‘넷플릭스’가 주요 연관어로 분석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활성화됐음을 나타냈다. 독서는 ‘아이’, ‘엄마’,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전자책’ 등이 핵심 연관어였다.

게임의 최상위 연관어는 ‘동숲(동물의 숲)’으로 코로나19 전 대비 언급량이 2611%나 급증했다. 반면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54%만 언급됐다. 코로나19 이후 경쟁으로 긴장감을 높이기보단 단순한 설정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국민들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문화 콘텐츠 소비 방식과 관련해서는 생중계·실시간·채팅 언급량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각각 168%, 81%, 67% 상승해 ‘실시간 소통’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자책, 가상현실(VR) 언급량은 각각 65%, 26% 늘면서 정보기술(IT)을 이용한 콘텐츠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 동물의 숲, 아이-엄마 등이 드라마-게임-책의 주요 연관으로 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이와는 반대로 집 밖 야외활동에 대한 관심은 축소됐다. 야외활동 중엔 산책, 공원, 편의점, 강아지 등 주로 집 근처 동네에서 이뤄지는 활동 관련 단어들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또 킥보드, 산책, 조깅 등 거리두기를 하며 즐길 수 있는 야외활동의 언급량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도서관, 영화관은 각각 -11%, -17% 언급량이 감소했다.

여행의 경향도 변화했다. 차박’ 언급량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223%, 등산, 캠핑, 글램핑도 각각 55%, 37%, 36% 증가해 한적한 여행지에 대한 선호를 나타냈다. 반면 산악회·케이블카 등 여럿이 함께하는 장소에 대한 언급은 각각 11%씩 감소했다. 또 자가용을 이용한 ‘근교 드라이브’ 언급량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99% 높아진 반면, 여럿이 이용하는 ‘기차’ 언급량은 10%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1월 20일) 전후로 약 1년간(2019년 7월∼2020년 8월) 국민 일상생활과 관련된 SNS와 커뮤니티 게시물 약 1천400만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조현래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은 “공연 예술가와의 실시간 소통이나 가상현실(VR) 등 기술 활용에 높은 관심을 나타낸 것처럼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비대면 문화콘텐츠가 코로나19 시대에 일상을 즐기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며 “다양한 비대면 콘텐츠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