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이 경기 중 과격한 행동을 보여 논란에 휩싸였다. 김연경에게 경고를 주지 않고 경기를 진행한 심판은 징계를 받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2라운드 GS칼텍스-흥국생명전 5세트에서 나온 김연경의 행동에 경고 조치를 하지 않은 강주희 심판에게 징계를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KOVO는 강 심판의 판단에 대해 “잘못된 규칙 적용”이라며 “연맹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심판 및 전문위원) 제1조 6항에 의거, 강 심판에게 제재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흥국생명 구단에 선수의 과격한 행동 방지와 철저한 재발 방지 교육을 요청했고, 다른 구단에도 이 같은 내용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당시 5세트 14-14에서 상대 팀 권민지의 손에 맞고 떨어진 공을 걷어내지 못하자 네트를 잡고 끌어내렸다. 치열한 경기 도중 나온 김연경의 이같은 행동에 상대팀 차상현 감독이 “이걸 그냥 넘어간다고? 네트를 흔드는데?”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 심판은 공격적인 행위를 한 게 아니라 스스로 분노를 표출한 것에 불과하다며 김연경에게 별다른 주의를 주지 않았다.
이날 김연경의 부적절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서 2세트에서도 김유리의 블로킹에 공격이 막히자 공을 코트에 내리찍었다. 김연경의 거친 감정 표현을 두고 ‘넘치는 승부욕 때문’이라고 좋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지만 비신사적 행동이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차 감독은 “말을 아끼겠다”면서도 “분명히 말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경고를 줘야 했었다”고 말했다. 남자배구 우리카드의 신영철 감독마저 “고의로 네트를 흔드는 것은 잘못됐다. (김연경의 행동은) 비신사적”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김연경은 경기 후 “네트를 끌어 내린 건 과했다고 생각한다”며 “참아야 했는데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이는 잘못됐다”고 곧바로 사과했다. 다만 다른 과격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이게 바로 제가 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라며 “미간을 찌푸리고 오늘처럼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이 원래 제가 하는 플레이기 때문에 많은 분이 앞으로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을 이끄는 박미희 감독은 “승부욕과 책임감이 많이 나왔다”면서도 “조금 절제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자제해야 할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본인에게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