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0대 여성이 임신이 어려운 딸을 대신해 손녀를 낳았다.
10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딸을 위해 대리모 역할을 자청한 미국 여성 줄리 러빙(51)이 건강한 여아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러빙은 지난 2일 일리노이주의 한 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몸무게 3.2㎏의 여아를 순산했다. 이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는 러빙의 딸 브리아나 록우드(29)와 사위 에런 록우드(28)다.
딸 부부는 2016년 결혼한 후 꾸준히 임신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거듭된 시험관 아기 실패와 몇 번의 유산으로 딸의 자궁은 임신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병원은 딸 부부에게 대리모를 추천했다. 그러나 대리모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만 달러(약 1억1100만원)가 필요했다.
결국 딸 부부를 위해 러빙이 나섰다. 51세의 러빙은 이미 폐경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병원은 시술을 거절했다. 그는 “19번의 마라톤 완주와 철인 3종 경기 경험이 있다. 건강에 자신이 있다”며 끊임없이 병원을 설득했다.
러빙은 지난 2월 딸 부부의 난자 및 정자를 수정시킨 배아를 자궁에 이식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딸 록우드는 “수차례 유산을 겪어 트라우마가 있었다. 엄마는 첫 시도 만에 임신했지만, 기쁜 만큼 불안도 컸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출산 예정일 10일 전, 할머니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란 아기는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세상에 태어났다. 출산을 도운 의료진은 “매우 드문 경우”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러빙의 희생으로 꿈에 그리던 첫아기와 마주한 딸은 “엄마가 내게 주신 선물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불임은 삶에서 직면한 가장 힘든 시련과 고난이었다. 그래도 부모가 되는 방법은 매우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