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난민을 싣고 유럽으로 향하던 선박이 리비아 해안에서 전복돼 수십여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은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를 인용해 이 난민선 전복 사고로 최소 74명이 익사했다고 보도했다. IOM에 따르면 이 배에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120명이 넘는 이주민이 타고 있었다. 선박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120㎞ 떨어진 항구 도시 알쿰스 해안에서 전복됐다.
탑승자 중 47명만 리비아 해안경비대와 어민에 의해 구조됐다. 현재 31명의 시신이 수습된 가운데 남은 희생자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봉기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에게 중간 환승 국가가 됐다. 그러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고무보트 등으로 이주민을 실어나르는 바람에 사고가 빈발해 2014년 이후 적어도 2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3명의 여성과 1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3명의 아프리카 이주민이 리비아 해안에서의 선박 전복으로 숨진 바 있다.
IOM은 성명에서 “10월 초 이후 이탈리아에 780명 이상이 도착하는 등 리비아 해안에서 출발하는 이주민 수가 최근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1만1000명 이상의 이주민이 중간에 가로막혀 리비아로 돌아왔고 이들이 인권 침해와 구금의 위험에 처해 있다”며 국제사회의 시급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