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민의힘 변변한 후보 없어서 윤석열 지지율 올라”

입력 2020-11-13 00:1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선주자 지지율 상승은 “국민의힘에 변변한 대권후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1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면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냐는 지적이 일어날 것”이라던 추 장관의 최근 발언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은 6월 초 10.1%였지만 7월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후 14%, 이제 24.1%로 1위가 됐다”며 “지지율 상승의 1등 공신이 추 장관인데, 이렇게까지 지지율을 올려놓고 사퇴를 요구하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대답해야 하나. 예산 관련 질문이 아니라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맞섰다. 하지만 박 의원은 “국정 전반에 대해 질의할 수 있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제가 생각할 땐 오히려 국민의힘이 변변한 후보가 없어서 윤 총장 지지율을 올려놓는다는 국민 여론도 있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추 장관은 특수활동비·월성원전 수사 등 현안을 놓고도 박 의원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법무부의 특수활동비 중 직원 격려금으로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있다고 들었다”고 하자 추 장관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돈 봉투 사건’ 이후 그렇게 지급되는 것은 한 푼도 없다”고 맞받았다. 이어 “질문이 도발적이고 모욕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박 의원은 또 월성원전 관련 수사와 관련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며 수사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추 장관은 “압수수색 영장이 유죄의 판단은 아니다”라고 맞받은 뒤 “압수수색영장을 거부하고 핸드폰을 감추려는 검사장도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을 거론한 것이다.

추 장관이 계속 박 의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 날 선 언쟁을 이어가자 여당 소속인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다른 건 말씀하지 말고 질문에 답변해 달라”, “정도껏 해달라”며 추 장관을 자제시켰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