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간 경주 골대 4번 맞춘 인천…女축 최강 승부 2차전으로

입력 2020-11-12 21:13
경주 한수원 전은하가 지난해 4월 15일 인천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WK리그 경기에서 인천 현대제철 최유정과 공을 다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축구 WK리그 최종우승자를 결정짓는 첫 승부에서 디펜딩챔피언 인천 현대제철과 경주 한수원이 우열을 가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주도한 인천의 공세 속에 경주의 날카로운 역습이 번갈아 이어졌지만 끝까지 골은 터지지 않았다.

인천과 경주는 12일 경주황성제3구장에서 열린 2020 W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특히 원정팀 인천은 4차례 골대를 맞추는 불운에 울었다. 양 팀은 16일 인천의 홈구장인 인천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리그 통합 8연패를 목전에 둔 정규리그 우승팀 인천뿐 아니라 어느 시즌보다 강한 경쟁자 경주의 전력 덕에 관심을 모았다. 장슬기와 이민아 등 주전 다수가 국가대표 핵심선수인 인천이지만 경주 역시 에이스 전은하를 비롯해 대표팀 주전 수문장 윤영글 등 만만찮은 자원이 포진했다. 인천은 정규리그에서 당한 2패가 모두 경주에 당한 것이었다.

인천은 이날 디펜딩챔피언답게 경기 흐름을 이끌었다. 초반 경주가 수비라인을 끌고 나오며 공세를 펼쳐 잠시 주도권을 잡았지만 장슬기와 이민아, 이세은이 함께 중원에 포진한 인천은 능숙하게 이를 되찾아왔다. 장슬기와 이민아 콤비는 중앙과 측면에서 화려한 돌파를 선보이며 경주 골문을 위협했다. 경주는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전은하를 중심으로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을 펼쳐 인천에 맞섰다.

경주는 경기 초반 전은하가 김정미 골키퍼와 맞서는 일대일 찬스를 놓치며 먼저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주도권을 잡은 인천은 장슬기가 전반 오른쪽 날개 네넴에게서 날아온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머리에 맞춰 돌려놨으나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후반 인천이 투입한 허들 선수 출신 공격수 엘리는 머리로 두 차례 더 경주 골대를 맞췄다. 인천은 추가시간에도 다시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 상황 중 경주 골대를 맞췄으나 결국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송주희 경주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수원 도시공사와의) 이틀 전 플레이오프 경기로 체력 걱정을 했는데 역시 선수들의 몸이 좀 무거웠던 것 같다. 그래도 선수들은 원했던 걸 100% 해줬다”고 독려했다. 이날 인천의 공세를 끝까지 막아내며 퀸오브더매치(QOM)로 선정된 경주 윤영글 골키퍼는 “어려운 경기였다. 골대가 도와준 것 같다”면서 “우리가 수비 못지 않게 공격이 좋은 팀인데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경기를 펼쳐 아쉽다. 2차전에서는 준비를 잘해서 챔피언이 되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