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00일’ 반년은 더 버텨야… “백신 구매전략 고심”

입력 2020-11-12 16:59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 오는 14일로 300일째가 된다. 발병 초기와 비교하면 체계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이 가능해졌고, 백신·치료제에 대한 낭보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정부는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선구매 전략을 짜고 있지만 실패 가능성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야 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백신이 도입되더라도 실제 접종까지 최소 반년은 더 버텨야 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2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43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794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7개 시·도 중 4곳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골고루 확진자가 발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비수도권의 확진자가 지난주 평균 23명에서 이번 주 34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정오까지 서울에서는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용산구 국군복지단과 관련해 지난 1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군무원, 군인, 가족 등에서 확진자가 14명 나왔다. 동작구 소재 카페와 관련해서는 지난 6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직원, 방문자 등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상에서 감염 위험은 여전하지만 300일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반적인 감염병 대응 능력은 개선됐다는 평가다. 25일간 확진자가 100명씩 발생해도 이를 감당할 정도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 의료 대응 체계를 개선했고, 생활방역체계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백신 개발이 진전을 보이면서 정부도 선구매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19 백신도입자문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백신 구매 기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목표치는 ‘국민의 60% 예방접종’이다. 이 중 20%는 국제 백신 공급 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개별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화이자 등 대형 제약사의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한국도 여러 제약사와 선구매 협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가 공식적으로 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힌 바는 없다.

정부가 고심하는 대목은 백신의 안전성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백신은 최초로 개발되는 백신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선구매는) 어떤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일지도 모른 채 몇천억원을 들이게 되므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역 당국은 안전한 백신을 도입하기 위해 신중하되, 백신이 부족한 사태는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혹시라도 (제약사가 개발에) 실패하게 되면 지불하게 된 선입금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더라도 충분하고 다양하게 백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