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 70%라더니 고작 5%’…유명 털실 판매업체 논란

입력 2020-11-12 15:14 수정 2020-11-12 19:09

유명 털실 판매업자가 캐시미어 혼용률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판매 제품 전량을 회수하고 환불을 진행키로 했다.

11일 털실판매 업자 ‘까미네 콘사’는 블로그를 통해 혼용률 표기가 틀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전량 회수 및 환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까미네 콘사는 블로그를 통해 사업자 정보를 공개하고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털실을 판매해온 업체다. 이름이 알려지고 주문량이 늘면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 영업을 하고 있다.

까미네 콘사 제품의 실 혼용률 문제는 한 제보자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캐시미어 혼용률을 의심하는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제보자는 “실을 받아본 후 아무래도 촉감이 의심쩍어 라이터로 태워봤다. 워낙 소재에 민감한 편이라 성분 택 달린 니트도 태워보곤 하는 습관이 있다”면서 “아무리 봐도 화학섬유가 섞인듯한 형태로 섬유 탄 부분이 녹아서 굳었다”고 설명했다. 울이나 캐시미어와 같은 소재는 태우면 깔끔하게 타 가루가 되지만, 나일론 등이 섞여 있으면 플라스틱처럼 굳고 냄새에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불을 붙인 실에서 화학섬유 타는 냄새가 나 판매자에게 문의글을 통해 혼용률에 대해 물었다. 판매자는 그러나 해당 제품이 “캐시미어 70% 메리노울 30% 혼용”이라면서 “실에 초가 묻어나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세탁 후에는 냄새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래도 의심을 지울 수 없었던 제보자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에 약 10만 원의 검사비용을 내고 의뢰를 맡겼다. 시험결과 해당 제품의 혼용률은 ‘모(양모) 49.1%, 나일론 46%, 캐시미어 5%’로 나타났다. 판매자가 밝힌 혼용률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제보자 글을 확인한 판매자 측은 즉각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블로그에 다섯 차례에 걸쳐 공지글을 올렸다.

판매자 측은 “(생산)업체가 보내준 제품에 대해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성분분석표를 제대로 때마다 확인하지 않은 점은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타로 진행되는 상품들은 업체가 보내주는 혼용률로 확인해왔고, 계속 (판매를) 진행해온 제품들의 경우 몇 년 전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 KATRI에 의뢰하여 성분분석표를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은) 계속 진행되면서 같은 업체에서 받았던 제품인지라 그때마다 (검사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판매자는 “이젠 혼용률의 문제가 아닌 제 개인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가 돼 간다”라며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판매자는 전 제품에 대해 혼용률 재조사를 진행하고, 문제가 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문제 된 상품 중 일부는 다른 상품으로 교환하겠다고도 밝혔다.

다만 환불 절차 등을 놓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아직 이어지는 상황이다. 판매자는 애초 블로그 댓글을 통해 환불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가 구매자들의 여러 요청이 한꺼번에 몰리자 “환불진행건, 반품진행건, 교환 차액 건 등등에 관한 내용은 첨가해서 다시 공지로 안내해 드리겠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분명히 해드리려 하니,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판매자가 그동안 생산업체로부터 받았다는 애초의 성분표를 공개하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매자들은 “수입 세관 서류만 공개하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데 왜 성분분석으로 시간을 끄느냐” “거래처 성분표만 올려주면 해결된다”며 생산업체 측 성분분석표 공개를 요구했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