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충남 보령시~태안군 원산안면대교와 충돌해 22명의 사상자를 낸 ‘푸른바다3호’의 선장 A씨(42)가 “GPS 오류로 막연하게 운항하다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12일 충남보령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아주대병원에 입원 중인 A씨는 최근 진행된 조사에서 “충돌 전 사고선박의 GPS플로터(간이전자해도 표시장치)가 위치를 측정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사고 선박보다 3분정도 앞서 항해한 낚싯배의 이동경로를 추정하고 이를 따라 막연히 항해했다”며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항해하며 교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충돌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오천항에서 5년 정도의 선장경력을 갖고 있으며, 사고 해역에서의 항해 경험은 수십 차례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푸른바다3호는 지난달 31일 선장·승객 등 총 22명을 태우고 오천항에서 오전 5시 6분쯤 출항했다. 당시 기상은 초속 4~6m의 남동풍이 불고 파고는 약 1m였다.
일출 전이었지만 안개가 끼지 않아 시정은 약 1해리 정도였다. 항해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양호한 상황이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배는 출항 약 30분 후인 오전 5시 31분쯤 원산안면대교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의 교각 사이를 통과하려던 중 주탑 교각(PY1)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나머지 18명도 크고작은 부상을 입었다.
선장 A씨도 얼굴과 머리뼈가 골절되고 뇌출혈 증상이 있어 입원한 상태다.
보령해경은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낚시관리 및 육성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해경은 충돌장면 CCTV 분석, AIS(자동식별장치) 항적 분석, 충돌부분 감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령해경 관계자는 “사망자 등을 제외한 15명에 대해 피해조사를 마쳤다”며 “부상이 심해 조사가 불가능한 3명은 치료경과에 따라 추가 피해조사 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령=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