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허파이자 생태계 보고라 불리는 달성습지에 대한 생물 다양성 탐사에서 생태계 교란생물 유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환경교육센터는 최근 ‘달성습지 생물 다양성 탐사’를 진행해 143종의 생물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탐사는 생물전문가와 생태교육강사가 팀을 이뤄 달성습지 내 4가지 분류군(어류·포유류·식물·조류)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견된 생물들 중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 3종(수달, 삵, 참매), 기후변화생물지표종 6종(박새, 쇠백로, 중대백로, 청둥오리, 큰부리까마귀, 무당거미), 생태계교란생물 7종(가시박, 돼지풀, 환삼덩굴, 주홍날개꽃매미, 등검은말벌, 배스, 블루길) 등도 포함됐다.
어류 조사에서는 13종이 확인됐다. 토착어종은 7종(갈문망둑, 누치, 미꾸리, 참몰개, 참붕어, 큰납지리, 피라미)이고 국내 이입종은 한강권역에 살던 3종(강준치, 끄리, 치리)이다. 외래종도 3종(나일틸라피아, 블루길, 배스)이 발견됐다. 탐사팀은 국내 이입종인 끄리와 치리가 우점종으로 나타나고 외래종 등 낙동강에 없던 어류가 전체 어종의 46%를 차지해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식물 조사에서는 습지와 범람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대와 물억새가 많이 발견됐지만 인간간섭도의 척도가 되는 한해살이식물과 귀화식물의 구성비가 높고 꽃창포, 줄, 부레옥잠 같이 인위적으로 식재한 종도 발견돼 인간간섭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태계 교란식물인 가시박도 높은 빈도로 출현했다.
조류 조사에서는 수심이 깊은 정수역(물 흐름이 관찰되지 않는 고인 영역)이나 강 하구에서 주로 관찰되는 논병아리가 관찰됐는데 탐사팀은 이를 4대강 사업 이후 서식 환경이 변화된 증거로 판단했다.
포유류 조사에서는 고라니, 너구리, 두더지, 족제비와 함께 멸종위기 Ⅰ급이며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멸종위기 Ⅱ급 삵이 관찰됐다.
대구환경교육센터 박영순 생태교육강사는 “최근 물억새 경관을 보기 위해 대명유수지 탐방객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야생동물과의 공존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번 탐사를 통래 정기적 탐사의 필요성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