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조두순 피해가족 안산 떠난다

입력 2020-11-12 09:56 수정 2020-11-12 10:21
조두순

초등학생 강간상해 혐의로 12년을 복역한 조두순이 다음달 출소할 예정인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 결국 이를 피해 안산을 떠나기로 했다.

11일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우리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사건을 당하고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이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악했다”며 “이런 일이 오리라고는 생각을 안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복역 중인 조두순은 지난 7월 안산보호관찰소 심리상담사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죄를 뉘우치고 있고 출소하면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살겠다”며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말 반성하고 있다면, 정상인이라면 피해자 주변으로 온다는 소리 감히 못 할 것”이라며 “지켜주지 못한 부모로서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그 고통을 이기면서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너무 괴로웠다”고도 했다.

A씨는 정부의 대책 부재에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서 과연 이 피해자들의 아픔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1년, 아니면 2년에 한 번씩 담당 공무원이 바뀌고 업무 파악도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학생이 된 피해자는 가족들 앞에서 “지금까지는 아팠고, 고통스러웠고 내가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이제는 되돌아볼 시간이 없을 거 같다. 이제는 목적을 위해,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