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썼는데 억울”…우즈벡 청년의 코로나 완치기

입력 2020-11-12 09:55 수정 2020-11-12 10:18

우즈베키스탄 출신 유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11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한 우즈베키스탄 청년 카몰리딘이 출연했다. 한국 유학 7년 차인 그는 병원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는 등 코로나19의 증상과 치료과정, 완치 후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이날 카몰리딘은 방송 MC로 활동하는 와중에 자신이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날 녹화를 하고 새벽에 연락을 받았다. 저와 같이 촬영했던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려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19 양성자였다”고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자신이 겪었던 코로나19의 증상을 나열했다. 카몰리딘은 “처음에 아무 증상 없었는데 지나니까 점점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고, 39도까지 올라갔다. 기침도 있고 몸이 뜨거워졌다. 1주일 동안 냄새를 못 맡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너무 억울했다. 얼마나 열심히 안전수칙을 지키고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그래도 걸려서 너무 억울했다”며 당시의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카몰리딘은 “사실 처음에 확진자가 된 걸 알자마자 갑자기 몇 명한테 연락이 왔다. 인사나 안부도 없고 ‘호기 우리 만났냐’ ‘그날 마스크 꼈냐’ 이런 식으로 물어봤다. 아예 전화를 안 받은 친구들도 있었다.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사실 슬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카몰리딘은 완치 판정을 받고 3주간의 자가격리도 했지만 아직 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께도 친구 2명이 저를 보고 그냥 가버렸다. 식당이나 매점에 가면 사람들이 이런(경계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그는 따가운 시선을 받던 와중에 자신을 챙겨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눈맞춤’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카몰리딘은 “그 전날 1박2일 동안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저를 만났다. 결국 그 친구들이 저 때문에 자가격리가 됐고 검사를 받았다. 그런 상황에도 저를 싫어하지 않고 계속 연락을 했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카몰리딘의 눈맞춤 상대인 친구 아난드와 아이누르가 등장했다. 이들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했다. 특히 아난드는 “다음 날 서울에서 면접이 있었는데 볼 수 없었다. 그때 너무 화가 났다. 아직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몰리딘의 두 친구는 “속으로 조금 걱정했다. 만날 때 조금 무서웠다. 미안하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괜찮다. 밖에서 편하게 만나도 된다”며 쌓였던 감정을 모두 풀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