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반중 정책을 주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반중 루저(실패자)’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중국 공산당을 “마르크스‧레닌주의 괴물”이라고 맹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관변 매체들은 “곧 국무장관직을 잃게 될 이 ‘이념광’이 마지막까지 필사적으로 반중 어젠다를 띄우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미국학 연구원은 12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에 “폼페이오는 역사상 중국과 중국 정부를 가장 심하게 비난했던 국무장관”이라며 “그는 중국 문제를 다루는 데 실패했음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무대에서 중국을 깎아내리려는 폼페이오의 행위는 과거 반중 아시아 투어처럼 무위로 끝났다”고 혹평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반중 패자인 폼페이오는 반중 수사를 계속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에 지저분한 외교적 유산을 남기려 한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디아오 다밍 인민대 부교수도 “폼페이오는 앞으로 남은 70일 동안 진부한 반중 언쟁을 되풀이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의 진부한 언쟁이 중국을 뒤흔들 가능성은 낮다”고 단언했다. 미 행정부 교체 시기에 의회가 중국 제재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군부가 협력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설명이다.
글로벌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은 나쁜 본보기로 외교관들을 불쾌하게 하고 굴욕을 줬다”며 “그는 세계 외교의 ‘1호 늑대 전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을 적으로 만드는 데 집착했다”며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때 그의 비명은 더 커지고 점점 울부짖는 듯한 소리를 낸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아이콘과도 같은 인물이다. 그는 국무장관으로 발탁되기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중국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0일 워싱턴DC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로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했다. 이어 미 정부의 대중 강경책과 관련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중국 공산당은 권위주의적이고 잔인하며 인간의 자유에 반하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괴물”이라고 맹비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