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뜻 없다”는 김택진, 엔씨 게임 광고에 코믹 출연

입력 2020-11-12 08:45 수정 2020-11-12 09:58
'리니지2M' 광고 영상에 출연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유튜브 캡처

최근 정치권 영입 제의를 완곡하게 거절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자사 대표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1주년 기념 광고에 깜짝 출연했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전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리니지2M 스페셜 영상’에 김 대표가 특수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영상은 유다희씨라는 여성이 “다희”라고 자꾸 외치는 대장장이들을 보고 의아해하는 내용이다.

‘유다희’는 게임 캐릭터가 사망했을 때 ‘YOU DIED’(당신은 사망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는 것을 한국 사람 이름처럼 희화화한 게임계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이다.

영상에서 김 대표는 노란색 머리의 중세시대 대장장이로 분해 코믹 연기를 펼친다. 리니지2M 개발을 주도한 이성구 총괄프로듀서, 백승욱 개발실장, 김남준 PD도 김 대표와 함께 대장장이로 열연해 웃음을 자아낸다.

김 대표와 개발진은 리니지2M 1주년을 맞아 유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광고 출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광고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김 대표는 2017년 ‘리니지M’ 광고에도 여러 번 출연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 ‘택진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후보나 당 미래산업일자리특위 위원 등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성남 엔씨소프트 본사를 찾아 김 대표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 후 취재진이 ‘정치에 뜻이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 나는 기업가”라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도 ‘김 대표와 또 만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뭐 때문에 추가로 만날 필요가 있겠어요”라고 답해 김 대표 영입 의사를 접었다는 해석을 낳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의 정치적 성향이 국민의힘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엔씨는 2009년 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던 날 ‘리니지’ ‘아이온’ 등 모든 게임의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노 전 대통령 서거 애도 문구를 띄운 바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자신의 정치권 진출설 때문에 일부 엔씨 임직원이 동요하는 기색을 보이자 회사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광고 출연을 결심했다는 말이 나온다. 김 대표는 올해 8월 엔터 자회사 ‘클렙(KLAP)’을 설립하고 자신의 동생 김택헌 엔씨 수석부사장을 클렙 대표로 앉혔다. 또 엔씨는 KB증권과 함께 인공지능(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