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이 밝힌 룸살롱 술접대 당일 상황 “증거는 내비”

입력 2020-11-12 04:50 수정 2020-11-12 11:18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시스

‘검사 술 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접대 당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술자리 이후 검사가 타고 갔던 차량에 증거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수사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회장을 불러 그가 주장하는 룸살롱 술 접대 당시의 상황을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조사에서 접대 당시 자리 배치와 오간 대화 등을 자세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 술자리에서는 검찰 전관 A변호사가 상석에 앉고, 그 오른쪽에 B검사와 내가 앉았다”며 “A변호사에게 ‘B검사와 모 골프장에서 골프 자주 치면 되겠네’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경기 남부에 살던 B검사는 당시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남아 있었고, 룸살롱에서 운전기사를 불러 집까지 데려다 줬다”며 “해당 차량의 내비게이션을 보면 B검사의 집 주소를 입력한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시 이용한 차량이 B검사의 자가용인지, 룸살롱 측에서 제공한 차량인지는 불명확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회장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해당 날짜의 톨게이트 기록, 신용카드 결제 내역, 아파트 차량 출입 기록 등을 확인하면 이런 주장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선 조사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을 토대로 술 접대가 이뤄진 날짜를 특정하는 데 집중했다. 김 전 회장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접대 날짜로 7월 12일과 18일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공개한 입장문에서 “2019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룸살롱에서 검찰 전관 A변호사와 함께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A변호사는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현직 검사를 소개해주고 함께 술자리를 한 사실이 없다”며 “차분히 검찰 조사에 임해 사실을 밝히겠다”고 반박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지난 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전자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문 기일은 오는 27일로 잡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공개한 2차 옥중 입장문에서 “전자 보석 제도를 활용도 못 하면서 왜 만들었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