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패배 나흘 만에 외부 공식 일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전몰장병을 기렸다.
지난 7일 버지니아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다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소식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골프를 즐겼지만, 외부 공식 일정을 일절 잡지 않았다.
재선 실패 불복 속에 법적 소송 등 안간힘을 쓰는 상황에서 외부의 눈을 피하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 기념일인 재향군인의 날 행사 참석까지 넘길 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애초 이날 오전 11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해 행사를 시작한다고 사전 공지했지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1시25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 차량은 오전 10시58분 백악관을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로버트 윌키 보훈부 장관과 함께 나란히 서서 헌화와 묵념 등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행사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10여분간 비를 맞으며 정면만 응시한 채 서 있었다.
행사 동안 구호에 맞춰 펜스 부통령과 윌키 장관은 가슴에 손을 얹어 예를 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수경례를 3차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향군인의 날엔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라는 관례를 깨고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뉴욕에서 열린 기념 퍼레이드 행사에서 연설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