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리가 안 돌아가?” 학교 이사장의 갑질

입력 2020-11-12 08:02 수정 2020-11-12 08:02

대전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직원이 이사장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려왔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신체 비하 발언을 하는 등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 대전의 한 사립고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11일 이사장의 갑질을 더 참지 못하겠다며 언론에 갑질 상황을 녹음한 파일을 공개했다.

그는 2013년 봄부터 수년 동안 재단 이사장의 폭행과 폭언이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아, 왜 이런 대가리가 안 돌아 왜, 내가 그렇게 설명해도!”

“밥을 떠먹여야 처먹고 앉았나, ○○. 너 인마, 작업일지 쓰려면 제대로 써 이 ○○야!”

신체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일을 그만두라는 말까지 했다.

“10월 말일까지 몇 킬로그램 뺄 거야?”

“네가 5㎏ 뺀다는데 기준이 없잖아, 이 사람아. 얘기하기 싫은 거지? 어? (네.) 그럼 그만둬!”

A씨는 이사장 명령에 못 이겨 ‘백지 사직서’도 작성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사장에게 뺨을 맞는 등 수차례 폭행도 당해, 심한 스트레스로 피부병이 악화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A씨는 “나를 하인처럼, 물건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잠이 안 오고 괴롭고 어려워서 정신과 상담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결국 견디다 못해 이사장의 횡포를 조사해 달라며 교육청에 갑질 신고를 했고, 경찰에도 폭행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한편 학교 측은 갑질 신고를 한 직원에 대해 사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이사장은 녹음 파일 속에 등장한 목소리는 본인이 맞지만, 선배로서 조언했을 뿐이라며 해당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