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배우 성추행 의혹으로 ‘미투’가 불거졌던 배우 오달수가 2년8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사촌’ 언론시사회 자리에서였다. “(늦춰졌던) 영화가 개봉해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오달수는 공소시효 만료로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당시 사건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11일 열린 영화 ‘이웃사촌’ 언론시사회에는 큰 관심이 쏠렸다. 비단 영화 때문만이 아니라 미투 이후 칩거하던 오달수가 처음 활동을 재개하는 자리여서다. 오달수는 이날 “영화가 개봉하지 못했던 평생 마음의 짐을 갖고 살았을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간의 생활에 대해 오달수는 “거제도에서 가족과 농사를 짓고 살았는데 내가 생각을 많이 할까 봐 늘 옆에 붙어있었다”며 “영화의 메시지처럼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단순히 생각하려고 열심히 농사를 지었고 언제가 영화가 개봉할 날이 오기를 기도하며 지냈다”고 덧붙였다.
‘이웃사촌’은 ‘7번방의 선물’을 연출한 이환경 감독의 신작이다. 1985년 가택 연금을 당한 야당 총재와 그를 옆집에서 도청하는 정보기관 도청 팀장의 이야기다. 오달수는 여기서 군부 정권에게 가택 연금을 당하는 야당 총재 역을 연기했다.
오달수가 미투 의혹에 휩싸이면서 영화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었다. 2018년 2월 당시 오달수는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부인했다가 실명을 건 추가 폭로가 나오자 사과하고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등 모든 활동을 중단했었다. 오달수는 “빛을 못 볼 뻔한 영화인데 배우와 제작진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오달수는 앞선 지난해 8월 사건이 경찰에서 내사 종결되자 독립영화 ‘요시찰’ 촬영에 들어가며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내사 종결이 범죄 혐의가 없다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계자 면담이 이뤄졌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되고 피해자 고소가 없어 정식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