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후보 미등록 사태로 인해 무산됐다. 입후보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서울대 총학 선거가 파행된 것은 처음이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SNS 공식계정을 통해 “제62대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최종 무산됐다”고 공고했다. 당초 후보등록 마감기한까지 후보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탓에 기한이 1차례 연장됐으나, 연장한 기한까지도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최종 무산된 것이다. 총학 재선거는 내년 3월 다시 치러질 예정이다.
매년 11월쯤 시행되는 총학 정기선거가 후보 미등록으로 성사되지 못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대 총학 산하 자치도서관 관계자는 “이전에도 총학 선거가 무산된 적이 있었으나 후보 미등록 사태로 인해 선거가 무산된 것은 남아 있는 기록상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2년, 2014년에는 총학 선거가 투표율 미달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또 2009년, 2019년 등에는 총학 선거운동본부(선본)들이 논란 등으로 인해 사퇴하며 선거가 무산됐다. 지난해 11월 서울대 총학 정기선거에서는 선본이 포스터 표절 논란으로 인해 사퇴했고, 지난 4월 선거에서도 단일 선본이 학내 논란으로 사퇴했다.
총학뿐 아니라 서울대 내 단과대학 학생회 선거도 무산되며 학생 자치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서울대 내 17개 단과대학의 학생회 선거도 이달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인문대·사회대·사범대·자연대·음대 등 10개 단과대학에서 후보 미등록으로 인해 선거가 무산됐다.
총학이 빈자리가 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대 총학은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서울대 자치도서관 관계자는 “총학생회가 없었던 지난 1년 동안도 단과대학 학생회 연석회의장이 총학생회의 역할을 일부 대리하는 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당분간 비슷한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