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미디어센터서 본 11·11 쇼핑축제…거래액만 ‘83조’

입력 2020-11-11 18:09 수정 2020-11-12 01:36
중국 저장성 항저우시 알리바바 본사 인근에 마련된 미디어센터 내 대형 화면에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판매된 거래액 4982억위안이 떠 있다. 권지혜 특파원

11일 오전 0시(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 인근 미디어센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11·11’(솽스이) 행사 시작과 동시에 전 세계 8억명의 소비자들이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 플랫폼에 접속해 상품을 구매했다. 주문 현황은 대형 화면 속 세계지도에 표시됐다. 매년 판매 기록을 경신해 ‘14억 중국’의 어마어마한 구매력을 수치로 보여주는 행사다.

알리바바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1일간 이뤄진 거래액이 4982억위안(약 83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플랫폼에서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된 금액을 모두 합한 수치다.

지난해 솽스이 행사가 열린 11월 11일 하루 동안 알리바바의 티몰 한 곳에서만 2684억위안(약 45조3810억)의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는 11일간의 거래액을 모두 합한 것이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수치상으로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행사가 처음 시작된 2009년과 비교하면 11년 동안 거래액이 무려 1만배가량 증가했다.

올해 행사에서 애플, 로레알, 나이키, 화웨이, 샤오미, 아디다스 등 340개 이상 브랜드는 1억위안(약 168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 이 중 13개 브랜드는 거래액 10억위안(약 1683억원)을 넘겼다. 한때 초당 구매 상품량은 58만3000건까지 치솟았다. 알리바바는 행사 기간 약 8억명이 쇼핑 클릭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쇼핑 축제에는 부동산 업체들도 참여해 80만채에 달하는 주택이 시세보다 싸게 거래됐다. 샤넬, 프라다, 카르티에 등 명품 브랜드들도 가세했다. 중국에서 ‘왕홍’이라 불리는 SNS 인플루언서들이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도 한층 강화됐다.

솽스이 쇼핑 축제는 중국 젊은이들이 11월 11일을 ‘솔로의 날’로 정해 자신에게 선물하던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알리바바는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중국 최대 쇼핑 행사로 키웠다.

올해 행사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와중에 열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성장률(-6.8%)을 보였지만 2분기(3.2%) 반등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 전년 대비 4.9% 성장했다. 특히 지난 8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 소매 판매가 증가세로 돌아서 이 흐름이 유지될 것인지도 관심사였다.

11‧11 쇼핑 축제는 중국 내수 시장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내수 강화, 기술 자립을 뼈대로 한 ‘쌍순환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항저우=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