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쌈까지 중국 것?…中유튜버 ‘쌈’ 영상에 성난 댓글창

입력 2020-11-11 18:00
전서소가 유튜브 캡처

중국에서 한복이 중국 의복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와중에 쌈 문화를 소개한 중국 유튜버가 국내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11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는 ‘하다하다 쌈 싸 먹는 것까지 뺏어가려는 중국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빠르게 공유됐다.

해당 글을 올린 누리꾼은 “어제 자주 보던 유튜버의 새 영상이 올라와서 보는데 매번 볶거나 튀기거나 보존 음식 같은 것만 만들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삼겹살이랑 소고기를 썰어서 상추쌈에 마늘 고추를 올려 먹었다”면서 “한국 쌈도 가져가려고 그러는 것 같아서 별로다. 구독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쌈을 한 입에 못 먹는 모습. 전서소가 유튜브 캡처

해당 누리꾼이 지적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646만명에 달하는 전서소가다. 이는 원난성에 거주하는 아편(본명 둥메이화)이라는 경찰 출신 중국인의 요리 채널이다.

해당 채널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10일 ‘고목 호두, 백년에 거쳐 머금어진 과실의 향’이라는 제목의 영상이다. 영상 후반부에 아편을 비롯한 등장 인물은 호두 기름에 구운 삼겹살과 소고기를 마늘, 고추와 함께 쌈을 싸서 먹는다.

하지만 이들은 쌈이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쌈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듯 한 입에 먹는 쌈을 베어 먹었다.

해당 영상에 달린 비판 댓글들. 유튜브 캡처

영상 댓글에는 “중국이 (언제부터) 쌈을 싸 먹었냐” “다른 지역 음식은 설명 잘만 해주더니 한국 쌈을 하면서는 설명도 안 하냐” “한글도 세종대왕도 김치도 중국 거라 주장하겠다”며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도 비판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한국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중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며 “중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내 달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면서 한복의 원조가 한푸라고 주장하는 중국 유튜버. Shiyin 유튜브 캡처

해당 영상에 한국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중국 유튜버들이 “중국이 한복의 원조”라는 주장을 펼치며 사실상 ‘한복 공정’을 펼친데 있다. 식문화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거세질까 우려한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은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서 먹는 쌈을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고려말 궁녀나 시녀로 원나라에 끌려간 우리나라 여성들은 궁중 뜰에 상추를 심어 밥을 싸 먹으며 실향의 슬픔을 달랬으며, 이를 먹어본 몽고사람들에까지 인기가 높았다는 고사도 전해진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