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회사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90% 예방효과를 봤다는 중간결과를 발표한 날 보유 주식을 익절(이익을 보고 처분했다는 뜻)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인용해 알버트 보울라 CEO가 지난 9일 560만 달러(약 62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고 전했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화이자 주가가 7.6% 뛴 날이었다. 당시 화이자는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참가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예방률이 90%를 넘겼다고 전격 공개했고, 보울라 CEO도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오늘은 과학과 인류에게 멋진 날”이라고 자평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보울라 CEO가 팔아넘긴 화이자 주식은 13만 2508주다. 매도가는 주당 평균 41.94달러로 52주 최고가(41.99달러)에 가깝다.
화이자 대변인은 CEO의 주식 매각을 두고 “지난 8월 제정된 ‘Rule 10b5-1’ 규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Rule 10b5-1’는 상장기업 내부 인사가 기업에 대해 보유한 주식을 정해진 가격이나 날짜에 매각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행위라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매각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이뤄졌지만, 보기에 그렇게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