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제조사들이 소재 생산설비 확충에 나섰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 등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안정적인 소재 수급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양극재에,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충북 청주 양극재 공장의 생산량을 2배 늘리는 안을 의결한다. 증설이 완료되면 청주 공장에서만 매해 6만t의 양극재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1회 충전으로 380㎞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60만대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내년 완공 예정인 구미 양극재 공장도 연산 6만t 규모다. 지난달 본격 양산에 들어간 중국 화유코발트와의 합작 법인 양극재 설비까지 모두 포함하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5년 17만t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LG화학은 현재 25% 수준인 양극재 내재화율을 3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생산은 LG화학의 첨단소재 사업 부문에서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하더라도 LG화학에서 양극재를 생산하는 만큼 시너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의 착공식을 앞두고 있다. 에코프로이엠은 에코프로비엠의 지분 60%, 삼성SDI의 지분 40%로 구성된 양극재 합작법인이다. 오는 18일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SDI는 전용 설비에서 생산된 양극재를 단독으로 공급받게 된다. 공장은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소재 전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중국 창저우 공장이 지난 10일 상업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완공된 창저우 공장은 3개월의 시험 운전을 거쳐 상업가동에 들어간 SKIET의 첫 분리막 해외 공장이다. 창저우 공장에서는 1년에 3.4억㎡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배터리 3090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SKIET는 충북 청주와 증평에도 분리막 공장을 두고 있다. 내년에는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다. 국내외 양극재 공장이 모두 가동되는 2023년에 이르면 SKIET는 연산 18.7억㎡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 30%가 목표”라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