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골프장들이 때아닌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골프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의 경우 회원제는 물론 대부분의 대중제 골프장들이 이미 12월까지 예약장을 꽉 채우면서 ‘한달전 예약’을 넘어 ‘두달전 예약’에도 원하는 라운딩 날짜를 잡지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골프장 내장객 수는 지난 6월 이후 지난해 규모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전년 동월 대비 내장객 증감률을 보면 1월부터 5월까지 마이너스나 한자릿 수 증가율(-15.5%~6.0%)에 그쳤던 것이 6월 13.9%, 7월 37.9%, 8월 30.6%, 9월 33.4%로 여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 8월의 경우 골프장 내장객 총 23만6836명 가운데 도외(외국인) 골퍼가 13만7567명(58%), 도내가 9만9269명(42%)으로 올들어 처음 제주도민보다 도외 골퍼들의 이용이 많았다.
이는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는 이례적 요인에 골프 극성수기인 늦가을이라는 계절 특수성이 맞물려 국내 골프 동호인들의 발길이 제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보니 제주에서는 한두달 전 예약에도 라운딩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이른 시간 라운딩을 즐기기 위해서는 ‘웃돈’을 줘야 하고, 회원인데도 골프장 예약이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달 제주도내 골프장 30여곳 중 12곳이, 많은 경우 8만원(비회원 주말 기준 그린피)까지 일제히 요금을 인상했지만 이들 12곳도 연말까지 모두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골프 투어 상품은 보통 날씨가 추워지는 11월 중순 이후 할인 상품이 늘어나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12월 초 상품까지 대부분 마감됐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특수 속 골프장 편법 운영이 늘어나자 지난달 전국 각 지자체에 대중제 골프장의 유사 회원 모집 상황을 점검해 11일까지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국내 골프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약이 어렵자 회원권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민원도 늘어나고 있다”며 “요금 인상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유사 회원 모집과 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 상황에 대해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