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그놈이다!” 한눈에 절도범 알아본 집념의 형사

입력 2020-11-11 14:34 수정 2020-11-11 14:42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3개월간 CCTV를 수천 번 돌려보며 절도범 행방을 쫓던 형사가 뛰어난 눈썰미로 용의자 검거에 성공했다.

지난 7일 광주광역시 광산경찰서 소속 A형사는 야간당직을 마치고 이날 정오 무렵 퇴근했다. 그는 3개월째 검거하지 못한 절도범 정모(49)씨의 행방을 쫓느라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에 사무실을 나섰다.

퇴근하던 A형사는 광주에서 전남 담양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자전거를 피하려 차창 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 순간 ‘안경에 검정 상·하의를 입은 그놈’이 나타났다. A형사가 수천 번 반복해서 돌려본 CCTV 영상 속 절도범과 같은 인상착의였다. 절도범 정씨는 야간 건조물 침입 절도 등 혐의로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범인을 꼭 잡겠다는 A형사의 집념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별다른 직업 없이 훔친 철물을 팔아 생계를 해결해온 정씨는 집요하게 광산구 산업단지의 공장 한 곳만 노렸다. 그는 담장을 넘어 현금화가 쉬운 고압전선을 잘라 도망치는 수법으로 지난 8월 초부터 이달까지 10차례나 절도 행각을 벌였다. 정씨는 과거 비슷한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상습범이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생산 설비 일부를 도둑 맞는 상황이 반복되자 공장 가동을 준비하던 관계자들은 경찰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때문에 몇 개월간 A형사와 동료는 긴급한 사건이 없는 날이면 정씨를 검거하기 위해 모든 시간과 체력을 쏟아왔다.

검거된 정씨는 다른 범죄에 연루돼 여러 건의 수배도 내려진 상태였다. 11일 광산경찰서는 정씨가 훔친 400만원 상당의 고압전선 300㎏ 가운데 일부를 회수하고 여죄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