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의 경제성과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숲가꾸기’ 행사가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산림청은 11월 한달 간 ‘숲가꾸기 기간’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올해는 숲가꾸기를 비롯해 산지정화 및 산불조심 캠페인을 실시하고, 지자체·국유림관리소·산림조합 등이 사업 대상지에서 작업기술 지도 등을 지원한다.
전국 153개 기관 4000여 명이 참여하는 1일 숲가꾸기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행사는 기관 특성에 맞춰 어린나무가꾸기, 솎아베기, 덩굴제거, 비료주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간소하게 추진된다.
숲가꾸기 과정에서 나오는 산물 중 활용도가 낮은 나무를 수집, 독거노인 등에게 땔감을 나눠주는 ‘사랑의 땔감나누기 행사’도 실시된다. 1만 세대에 총 5만㎥ 분량의 땔감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림 기능이 최적화될 수 있도록 숲가꾸기를 추진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산불예방 숲가꾸기도 추진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 산림경영 기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숲가꾸기는 나무의 나이·상태에 따라 풀베기, 덩굴제거, 솎아베기 등을 통해 나무의 성장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업이다.
산림자원 순환체계 및 산림경영의 핵심 정책으로 산림청 전체 예산의 10%를 웃도는 약 2200억원이 매년 투입된다.
이처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이유는 숲가꾸기가 산림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크게 증진시키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의 ‘2018년 산림공익기능 평가액’에 따르면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연간 221조원에 달한다. 국민 1명 당 연간 428만원의 혜택을 제공받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산림녹화를 위해 속성수 위주로 나무를 심은 탓에 산림자원의 양 대비 경제성은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산림선진국인 스위스의 경우 1㏊ 당 임목축적이 평균 368㎥인 반면 우리나라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61㎥에 불과하다.
산림의 가치를 향상시키려면 지속적인 숲가꾸기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숲가꾸기가 필요한 40년생 이하의 나무가 전체 산림의 71%를 차지한다.
이에 산림정책의 방향도 과거의 ‘심는 정책’에서 ‘가꾸는 정책’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산림청이 1998년부터 현재까지 410만㏊를 대상으로 숲가꾸기를 진행한 결과 1㏊ 당 임목축적이 1998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수행한 조사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세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최근 25년 간(1990~2015) 임목축적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숲은 나무를 심는 것 이상으로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숲가꾸기를 통해 잘 자란 나무가 앞으로 우리나라 산림을 더 푸르고 건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